2014/06/29 16:09

우사단 마을 주민 말고 한남동 주민이라고 불러줘 대체로 술 마시고 적는 글들.





1.
이곳, 이태원에 온지 어느덧 3년이 다 되었다. 
나의 처음 서울살이는 낙성대가 시작이었는데 큰 이유랄것도 없이,  서울 이향을 생각하고 세상에서 제일 대책없이 옷 몇벌과 카메라, 노트 만을 가지고 3일만에 올라와버렸다, 더 큰곳에서 내 사진을 하고 싶단 생각 말고는 정말 아무것도 가진게 없었기 때문에 
친구집에 신세를 질수 밖에 없었다. 
3일만에 올라와 3개월의 신세를 지고서 이제 온전히 내집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서울 지하철 노선도를 펴놓구서 좋은 어감의 지하철역 부터 찾았다. 위치는 나에게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마 내가 그때 외곽쪽의 지하철역 이름이 마음에 들었다면 지금쯤 그곳에서 살고있겠지.
쨌든 주관적인 견해로서, 서울의 지하철역은 3호선과 6호선의 이름들이 가장 촌스럽지 않고 어감들이 다 좋았다
이상하게 외곽쪽으로 갈수록 하나같이 이름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령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9호선의 염창역이라던지
" 안녕하세요 저는 염창에 살고있습니다"  (인생에 뭔가 죄를 짓고서, 형살이 하는 느낌)
그리고 8호선 몽촌토성 "안녕하세요 저는 몽촌토성에 살고있습니다" (왠지 삼베옷을 입고 물동이 지고 다녀야하는 느낌)
라고 말하고 있는 내모습을 상상하니 그냥 싫었다.
(지금 염창과 몽촌토성에 거주하고 계시는 분들께는 정말 실례이지만 정말로 주관적인 견해를 주관적인 이글루스에 적는것이니
크게 분노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나중에는 "안국" 역과 "이태원" 역으로 추려졌지만,  결국에는 이태원으로 와버렸다. 
이태원 3번출구 에서 나오는데 안국역은 생각할 필요도 없이 나는 그냥 여기 살면 되겠다. 라고 생각에 종지부를 찍었다.




2.
나는 우사단 마을이란 곳에 살고 있다, 주소지는 한남동. 
해밀턴호텔을 시작으로 큰길 도로쪽은 관광지 아닌 관광지가 되어버렸으나, 나의 동네는 매우 차분하고 조용 했었다.

나는 동네스러움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동네는 주거역할만이 큰 퍼센테이지를 가져야 하며 , 
살아온 이들과 살아갈 이들의 융합으로 이루어 지는 아날로그적인 유기체의 모습을 지녀야 한다. 고 생각한다. 
특정한 방향성을 지니거나, 일방적인 목적성을 가진 계층이 모여드는 순간 동네는 변질된다.
그게 예술이든 상업이든 좋은취지를 기반으로 하는 모든 형태든, 동네에는 그런 목적성을 갖게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때부터 동네는 상업이 되고 사업이 되고 사람들이 모여드는 순간 관광지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손을 타는 순간 침해가 일상이 되고 권리는 없어지게 된다. 


사실 근 몇달사이에 동네가 저러한 형태로 부쩍 변하였다. 
그래, 처음엔 좋았다 큰길까지 나가지 않아도 장인의 정신으로 커피를 만들어 주는 커피집이 생긴것과 밥과 술이 교묘하게 땡길때 함께 할수 있는 집이 생긴것에 대해. 하지만 정말 그것뿐. 그것까지 였다.
점점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여 공중파에도 동네가 소개되더니 , 너도 나도 모여들기 시작 하였고, 특히 한달에 한번 "계단장" 이 열리는 날에는 동네 방문객이 3배는 늘어나 온동네가 소음들로 가득해진다. 

어줍짢은 동류의식을 가진 타인들이 남기고간 소음들이 하루종일 귓속과 머릿속에 파고들어 미간을 아프게 한다.

동네의 상실이라고나 할까. 개탄스럽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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