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25 01:32

1. W R I T I N G



솔직히 모든 일들이 그렇듯 타이밍이라는 단어는 나에게 서류적 동의도 없이 불쑥 다가왔다.

원래 알고 있었던 사이라 오래간만에 만남의 약속은 그다지 나에게 새로운 것이 아니었으며 

둘 다 그렇게 만남의 목메는 타입은 아니었기에

약속된 날보다 2주가 더 지나서야 겨우 귀찮음을 벗어던지고 만나게 되었다.
 
서로 꽤 예의를 지키는 타입이라 오가는 문자에서도 만남의 날짜는 정해졌지만 

약간의 어색함이 오고 갔고 나는 그것이 만남에서까지 전염될까 만남의 장소부터, 우리가 먹을 안주, 

심지어 주류의 종류까지 생각해가며 (그때는)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은 만남을, 준비 아닌 준비를 하며 지냈다.

약속된 당일에는 내 생각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주제의 대화들로 이루어 졌고 

나는 최대한 준비되어있었던 것들로, 준비돼있었던 대화들을

나누며 자리를 이어갔다 그러나 점차 준비돼있지 않는 대답들이 많아지고 준비돼어있지 않는 감정들이 

나에게 전달될 때에, 나는 그저 술에 많이 취했고

감정적으로 많이 외롭기 때문일거라는 생각으로 당신을 치부해 버렸다.

하지만 나는 그날 나의 술버릇을 버리지 못하여 당신을 우리집에 초대하게 되었고 

고맙게도 초대에 바로 응해준 당신과 나는 밤새도록 너무나도 긴 대화를 하게 되었다, 

쿠엔틴 타란티노와 허진호, 그리고 쳇베이커를 이야기 하다 보니 어느새 새벽이 다되어 가고 있었고 

취기로 인한 착각의 감정이에서인지는 몰라도 우리는 일부러 손을 잡기도 했고 

마주보고 있던 자리에서 좀더 가깝게 다가가기도 했으며, 

눈을 마주보고 있는 시간이 조금 많이 길어지고 있는듯 하였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괜히 싫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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